동네 아파트단지에 벚꽃 피는 계절이 되어서야 겨우 새로 시작한 일이 얼추 적응이 되어서 그나마 포스팅을 쓸 겨를이 생겼다. 어린 시절에 일기 한 달 밀려서 하루 만에 몰아서 쓰는 기분으로 가볍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뚱보아저씨 수제돈가스 구성점의 왕돈가스. 맛도 괜찮은데 가격 대비 압도적인 양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말 배고픈 날 저거 하나 시키면 정말 만족할 수 있는 곳. 가격이 예전보다 좀 오르긴 했는데 이 정도면 납득할 수 있다.


광장시장에서의 낮술. 실외마스크 및 해외 여행객 국내체류 규제가 풀린 뒤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관광객이 엄청 많아서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이런 분위기에선 소주 맥주보다 막걸리가 더 어울리는 듯.


수원역 로데오거리의 아다미 순대국. 과거와 비교해서 술도 식사도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변함없는 맛과 양으로 술고프고 배고플 때 자주 찾는 곳이다. 이 날 둘이서 소주 6병 먹고 기절...

아웃백 토마호크 스테이크. 돈을 꽤 들여서 예약했는데 먹는 순간은 돈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정말 만족스러웠다. 먹고 나서 계산할 때 손이 덜덜 떨렸던 건 기분 탓...이었나...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만두집 '송천 포자방'의 군만두와 샤오롱바오, 그리고 맥주. 지금껏 먹어봤던 만두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만두라고 생각.

범계 코다차야에서 시킨 모둠 꼬치구이. 1차로 간 고깃집애서 많이 먹고 와서 간단하게 꼬치 한 접시랑 사케만 시켰는데 그럼에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냥 이자카야인줄 알았는데 푸드코트+맥주창고 형태의 독특한 컨셉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또 방문 예정.

번외로 얼마 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스꼴라 다크 소울 2. 스팀이 활성화된 뒤로 PC 게임을 패키지로 사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스팀 판매가의 1/3 정도 가격으로 재고처리 하는 쇼핑몰이 있어서 빠르게 업어왔다. 지금 사용하는 PC에는 ODD가 없어서 저 DVD는 그냥 장식이지만 패키지 안에 스팀 코드가 있어서 아무 문제 없이 설치가 가능하다. 커뮤니티에 온갖 괴담과 악평이 올라와 있는 게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래간만에 엘든 링 이후로 정말 몰입해서 한 게임이라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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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참치를 제대로 전문점에서 먹어 본 적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해봤자 예전에 학원강사할 때 회식으로 한번, 가족끼리 한두번, 친구들끼리 호기롭게 몇 번 가본게 전부였고. 먹어도 보통 등살 같은 저렴한 부위를 기름장과 김 맛으로 먹었지. 그러다 보니 참치는 비싸기만 하고 맛없는 생선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몇 년 전 회사 그만두면서 찾아간 친척 집에서 오오토로 한점 먹고 그 생각 고쳐먹긴 했지만 여간 비싸야 말이지....

몇 달 전, 최근에 좋은 일이 있어 집 근처 참치집에서 개인 룸 잡고 한잔하면서 참치 코스를 즐긴 적이 있다. 반은 개인적 욕망, 반은 객기로 정한 저녁식사 메뉴였는데, 참치 퀄리티도 괜찮았고 상상 이상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서 꽤 기분이 좋더라. 지갑은 좀 아팠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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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중국집에서 배달음식을 시킬 때 반드시 간짜장을 시킨다. 전분기 하나 없는 기름 좔좔 흐르는 짜장 소스에 버무려진 양파 한 뭉탱이와 뻑뻑하게 잘 비벼지지 않는 면을 생각할 때마다 군침이 고인다. 간짜장 예찬론자들은 '간짜장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일반 짜장면은 싱거워서 못 먹을 정도'라며 간짜장을 신격화(?)하곤 한다. 맞는 말이다. 전분과 육수에 맛이 많이 부드러워지는 일반 짜장과 비교했을 때 간짜장의 그 맛은 미뢰를 찌르는 자극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느끼하고 자극적이라며 간짜장을 피하는 사람도 많지만, 짜장면의 가장 메이저 한 바리에이션이라는 간짜장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그 자극성에 매료된 사람 역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제대로 된 간짜장을 정말 찾기 어려워졌다. 간짜장은 즉석에서 기름과 양파를 사용해서 볶아 낸 짜장 소스를 내는 것이 정석이지만, 어느 새부터 간짜장 소스에 일반 짜장에 들어가는 전분과 육수가 투입되더니 간짜장 특유의 맛이 점점 일반 짜장의 그것으로 수렴하기 시작했다. 정말 심한 경우는 일반 짜장 소스에 양파만 좀 더 투입해서 볶아 낸 뒤 간짜장이라고 내놓는 사례다. 이건 명백히 음식으로 장난치는 거지.

 이전에 중국집에서 파는 맹숭맹숭한 마파두부 비슷한 물건에 대해 고찰한 적이 있다. 대중화된 맛의 한국식 마파두부라는 변명을 내세우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두반장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흐무르죽죽한 중화덮밥 소스를 아무도 마파두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탕수육을 주문했더니 찹쌀탕수육이랍시고 '물컹물컹'한 튀김옷이 입혀진 탕수육이 나와서 입맛만 버리고 나왔던 기억, 짜장 소스와 짬뽕 국물로도 그 충격적인 퀄리티가 덮혀지지 않았던 유명 중국집 프랜차이즈의 기름 쩐내 볶음밥을 먹고 하루 종일 헛구역질만 했던 기억 등등, 왠만해서는 음식에 불평을 잘 하지 않는 나도 중화요리에 대한 나쁜 기억이 크게 남아있으니 '동네 중국집의 조리 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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