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해보기 초기에는 온라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급하게 만들어본 짤

 이지투온의 세 번째 부활. 2020년 최대의 '철 지난 만우절 농담'이 아니었을까. 2013년, 리부트 이지투온이 게임 퍼블리링계 마이너스의 손 스마게의 손아귀에서 단 6개월만에 산산조각난 이후, 이지투 시리즈의 PC 진출을 엄청 부정적으로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고.

 이지투온이 두 번의 고배를 마신 이유를 꼽아보자면, 가장 먼저 종잡을 수 없는 BM이 아니었을까. 이미 15만원짜리 엘라여왕은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한 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간간히 모습을 보이곤 할 정도니. 그 외에도 초창기 서비스 당시에는 배속 하나하나를 게임 아이템으로 구입해야 했던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고 말이다. 사실 역사적으로 거의 모든 온라인 리듬게임이 합리적인 과금 상품을 고안해내지 못해 명맥이 끊어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지투온 역시 필연적으로 맞이했을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엔진 자체의 한계도 있였다. 구 이지투디제이의 낡은 엔진을 기반으로 한 이지투온은 2000년 초중반 양산형 온라인게임 수준의 UI를 스킨만 갈아끼우다시피 하면서 유지해 왔고, 엔진의 취약점을 이용한 핵쟁이가 판치거나 몇몇 키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곡이 수록될 정도로 위태위태한 항해를 계속하다 결국 침몰해 버리고 만 것이다.

 결론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싹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총체적 난국이었다. 적어도 이지투온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었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더 이상 온라인 리듬게임은 돈이 안 된다는 사실만 두 번 연속으로 확인시켜 준 셈이니 리듬게임으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참 여러가지로 착잡한 기분만 들게 만든 게임이었다.

 그런 이지투온이 부활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진짜 절치부심해서 아예 밑바닥부터 싹 뜯어고친 물건을 들고 나왔다. 온라인게임이 아닌 스팀에 출시되는 풀 프라이스 게임으로 말이다. 세 번 속으면 속는 놈이 병Sin이랬는데 한번만 더 속아도 되려나.

 다른 프랜차이즈이긴 하지만,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가 스팀에 린칭한 뒤 2020년 12월 기준으로 50만장을 팔아치우는 흥행으로 인해 이지투온 역시 풀프라이스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한다면 어느 정도 흥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이 들린다. 물론 낙관적으로 볼 때의 이야기이고, 이지투 시리즈 전체의 세계적 인지도로 보았을 때에 그 정도 흥행이 가능할지는...

 일단 3월 17일에 봅시다. 나머지는 출시하고 나서 천천히 판단해도 안 늦겠지.

Posted by RainFo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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