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웃분이신 류난 선생님이 먼저 당해보시고 그토록 말리셨건만...사람의 호기심은 대체 왜 존재하는가.

단순하게 생각하면 맛이 없을 물건은 아니다. 달달한 글레이즈드 도넛 두 개 사이에 기름기 쩌는 블랙라벨 치킨 패티. 문제는 저 사이에 소스도 뭣도 없다. 무지막지하게 뻑뻑하다. 게다가 단짠단짠을 노려본 듯 한 이 햄버거는 치킨의 짠맛에 도넛 단맛이 확 죽어버린다. 과장 좀 보태서 튀긴 밀가루 덩어리 사이에 치킨을 끼워 먹는 맛이다. 콜라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아마 다음날 'KFC 도넛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 질식사' 란 뉴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이 도넛버거를 단순히 해외에서 화제가 된 음식이기 때문에 가져왔다면 정말 안일한 생각이 아닐 수가 없다. 도넛버거가 현지에서 인기를 끈 원인과 그 비결을 그대로 담아냈어야지, "도넛버거가 인기란다!" 소리만 듣고 대충 어디 도넛업체랑 협약해서 대충대충 끼워내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인생 편하게 살지 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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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닭껍질튀김이 정식 출시가 되고(정식이라기엔 몇몇 매장에서만 적은 수량으로 한정판매하는 한정품이었지만), 집 근처 KFC가 닭껍질튀김 1차 한정판매 매장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무엇에 홀렸는지 닭껍질튀김을 사기 위해 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는 KFC를 가게 되었다. 하지만 갈 때마다 나를 반기던 것은 닭껍질튀김이 품절되었다는 안내문 뿐. 뭐 어떠랴. 유비도 제갈공명이란 인재를 얻기 위해 세 번이나 그의 집을 방문하지 않았는가. 마침내 개점 시간 20분 전부터 줄을 선 뒤에야 기어이 닭껍질튀김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리고 돌아온 것은 이 따위 물건을 줄까지 서 가면서 구했다는 자괴감 뿐이었다. 짜고 기름지고 느끼함이 도를 넘어서, 몇 개 집어먹으니 몸이 이 음식, 아니 이 음식 비슷한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한 접시를 겨우겨우 해치운 뒤에는 점심과 저녁을 굶을 수 밖에 없었다. 속이 막 부대끼고 메슥거려서 아무 음식도 먹을 수가 없었거든.

 그보다 더 화났던 건, 비슷한 시기에 동네 포장마차에서 이걸 쌓아두고 팔고 있었단 사실을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기름덩어리 튀김을 사려고 삼고초려에 개점러시까지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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