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제버거가 무진장 땡겨서 집 근처를 헤메다가 찾은 가게.
자칭 수제햄버거집을 가면 으레 속재료에만 잔뜩 힘을 쓴 나머지 빵이 푸석하거나 맛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곳의 햄버거는 겉이 살짝 바삭바삭하고 속은 쫄깃한게 빵만 먹어도 정말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재료도, 직접 튀긴 스테이크 스타일 프렌치프라이도 수준급.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든 건, 햄버거 하나하나에 장인정신과 자신들만의 철학이 듬뿍 담겨있었다는 점이다. 이 동네에서 이런 가게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음에도 방문해 볼 예정.

 

2021.11.09. 확인 결과 폐점하였습니다. 햄버거는 어디 가고 왠 와플집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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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미필자의 군대리아에 대한 알 수 없는 환상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끔찍한 물건이 동네 편의점에 들어왔길래 한번 구입해보았다. 맛은 물론이거니와, 부실한 내용물을 군대 스타일(?)이라는 안일한 마케팅으로 땜빵한 알 수 없는 제품. 군복무 당시에 먹었던 군대리아와는 그 맛이 1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건 당연하다.


여담이지만 이런 물건도 있었다. 군대 비닐주먹밥에 강한 트라우마를 가진 까닭에 구입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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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분이신 류난 선생님이 먼저 당해보시고 그토록 말리셨건만...사람의 호기심은 대체 왜 존재하는가.

단순하게 생각하면 맛이 없을 물건은 아니다. 달달한 글레이즈드 도넛 두 개 사이에 기름기 쩌는 블랙라벨 치킨 패티. 문제는 저 사이에 소스도 뭣도 없다. 무지막지하게 뻑뻑하다. 게다가 단짠단짠을 노려본 듯 한 이 햄버거는 치킨의 짠맛에 도넛 단맛이 확 죽어버린다. 과장 좀 보태서 튀긴 밀가루 덩어리 사이에 치킨을 끼워 먹는 맛이다. 콜라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아마 다음날 'KFC 도넛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 질식사' 란 뉴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이 도넛버거를 단순히 해외에서 화제가 된 음식이기 때문에 가져왔다면 정말 안일한 생각이 아닐 수가 없다. 도넛버거가 현지에서 인기를 끈 원인과 그 비결을 그대로 담아냈어야지, "도넛버거가 인기란다!" 소리만 듣고 대충 어디 도넛업체랑 협약해서 대충대충 끼워내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인생 편하게 살지 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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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면이 원래 비빔국수 스타일의 음식이었다는 게 잊혀질 정도로, 한국에서 탄탄면을 한다는 음식점을 보면 사골육수를 붓고 땅콩을 올린 고소하고 담백한 탄탄면을 제공하는 집이 상당수다. 그마저도 국물 없는 탄탄면을 시키면 냉라면 비슷하게 새콤한 소스를 곁들여 내기도 하고. 스타일이 어떻던, 국물이 있는 탄탄면과 없는 탄탄면 어느 쪽이든 맛있으니 아무래도 괜찮은 이야기가 아닐까.

집 근처에 탄탄면 전문 프랜차이즈가 있어서 종종 점심식사도 할 겸 찾아가곤 한다. 여기도 기본적으로 국물 있는 라멘스타일 탄탄면을 기본으로 하지만, 원래 탄탄면이 비빔국수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국물과 고명이 꽤 괜찮아서 만족스럽게 먹는다. 역시 어느 쪽이던 맛만 있으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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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이름을 들었을 때는 대체 이게 무슨 끔찍한 혼종인가 싶었다. 주문하기 전에도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그래도 모처럼인데 한 번 시켜보자 하고 눈을 질끈 감고 주문.

다행히도, 심플하게 흉악한 외형과는 달리 맛은 의외로 꿀 바른 고르곤졸라 피자 맛이었다. 에그타르트 엣지와 잘 어울렸기도 하고. 다만...타피오카 펄의 괴상스럽기 짝이 없는 물컹물컹한 식감, 그리고 같이 딸려온 떡볶이의 충격적인 맛없음이 모든 장점을 상쇄하는 느낌. 피자가 맛없으면 떡볶이로 배를 채우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째 그 반대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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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른 점심, 갑자기 곰탕이 땡겨서 집 근처에 있는 곰탕집을 들렸다. '매온당' 이라고, 이 근처에서 꽤 오래 장사했던 집. 색 바랜 간판만 봐도 이 집의 연식이 얼마나 오래 됐을지 가늠이 된다. 이름 때문에 처음 들리는 사람들이 많이들 '매운탕' 집으로 착각한다고들 하는데...음...

 오래되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가게 내부는 의외로 깔끔했다. 대표 메뉴는 곰탕과 특곰탕, 도가니탕이다. 도가니탕이 비싸긴 하지만 꽤 맛있다고는 하는데, 나중에 크게 사치를 부릴 때 한 번 먹어봐야겠다.

 테이블 위에는 채썬 파, 소금, 후추, 김치와 깍두기가 올라와 있었다. 겉절이 김치는 아삭하고 맵싸한 맛이 일품이었지만, 깍두기는 영 별로...예전에는 조개젓갈도 제공했다던데, B형간염 이슈로 인해 반찬에서 빠졌다고 한다. 참 아쉽다...

 시켰던 특곰탕이 나왔다. 사진을 대충 찍어서(...) 건더기가 부실해 보이지만, 바닥에 고기가 깔려있어서 그렇게 보였고, 실제로는 밥 한 그릇을 다 비울때까지 고기 건더기가 계속 올라올 정도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차는 기분이다.

 이 날 비가 와서 온 몸이 쑤시고 뻐근했지만, 뜨끈한 곰탕 한 그릇에 몸이 개운하게 풀려서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비 오는 날에는 고기 국물을 먹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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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차를 끌고 외가 선산이 있는 둔내에 다녀왔다. 어린 시절에는 명절마다 자주 다녀왔던 곳이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발길을 두지 않던 곳이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내친 김에 면사무소 앞 막국수집에 들려서 점심까지 해결. 이곳도 어린 시절 많이 들렸었는데, 꽤 오랜만에 왔음에도 변함없이 시원슴슴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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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우상회

 갑자기 연어와 육회가 땡겨서 찾아간 곳. 수원역 로데오거리에 있는 듯 없는 듯 잘 자리잡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연어 무한리필집이 꽤 많았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 죄다 자취를 감춰버려서 많이 아쉽다. 

 연어와 육회 때문에 찾은 곳이긴 하지만, 오히려 내 입맛을 잡아 끈 건 새우장이었다. 껍질 까는 수고만 좀 덜했으면 리필을 몇 번이고 시켰을텐데 참 아쉽다.

 


2. 지구당 텐동

 말년휴가 나온 아는 동생하고 오랜만에 만나서 간단히 식사할 곳을 찾다가 들어간 곳. 롯데마트 내 푸드코트에 입점해 있어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살짝 아쉬운 점은 텐동 조미액이 부족했다는 것 정도.

 


3. 서울대입구 라이라이켄

 수없이 일본라멘을 먹어왔지만, 이 날 먹어본 라이라이켄의 지로스타일 라멘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비주얼이었다. 산더미같이 쌓인 숙주와 두꺼운 차슈, 수타면같은 굵은 면과 돼지비계가 둥둥 떠다니는 짠 국물, 한 그릇만 먹어도 심혈관계에서 항의전화가 들어올 것만 같은 이 라멘은 내 머릿속의 라멘에 대한 고정관념을 산산조각내기에 충분했다.

 이 날 지로 스타일 라멘이란 물건을 처음 접하고는 어안이 벙벙했었는데, 진짜 지로 라멘 매니아들은 이 정도 되는 물건은 지로가 아니라는 이야기 한다고. 대체 어디까지 가야 지로 흉내를 낼 수 있는건가. 정신이 아득하기만 하다.

 


4. 천희양꼬치

 양꼬치도 은근히 자주 먹게 되는 외식 메뉴 같다. 처음에는 자동으로 돌아가는 양꼬치 굽는 기계가 많이 신기했는데, 요새는 당연한 듯이 기계 위에 꼬치를 올리고 굽게 된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니.

 평소에는 양념이 된 양꼬치 위주로 먹었지만, 오늘은 메뉴판에 소금구이 양꼬치가 있어서 한 번 시켜보았다. 결과는 대만족. 평소 먹었던 양념 양꼬치의 향신료 맛 보다는 담백한 육향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안주가 좋으니 술도 한 잔 시키고. 예전에는 고량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몇 번 먹어보니 이만큼 매력있는 술이 없다고 생각한다.

 


5. 미스터피자

 대학생 시절에 대학교 친구들과 가끔 미스터피자를 갔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피자를 테이블마다 시키면 샐러드바를 인원 수 대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던 덕분에 샐러드바로 배를 많이 채우곤 했었다. 세월이 지나 미스터피자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눈 돌아가는 샐러드바를 제공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많이 늘어나고, 기성 피자 프랜차이즈가 몰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스터피자 샐러드바도 세월 한 구석의 추억이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방문한 미스터피자도 그런 흘러간 세월의 분위기가 느껴졌고, 다소 을씨년스러운 점포 분위기와 썰렁하고 단촐한 샐러드바를 보니 왠지 모를 쓸쓸한 느낌을 받았다. 그거와는 별개로 피자 맛은 훌륭했지만 말이다.

 


6. 서기치킨 치킨플래터

 내가 플래터라는 메뉴에 많은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별 거 아닌 음식도 이렇게 쟁반 위에 그럴듯하게 얹어놓으면 꽤 괜찮아 보인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치킨이란 음식도 이렇게 잘 꾸며 놓으니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즐기는 꽤 근사해보이는 만찬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 날 퇴사했다는 해방감 때문이었는지 술을 엄청나게 마셔서 고생을 많이 했다. 술은 적당히 먹자.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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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닭껍질튀김이 정식 출시가 되고(정식이라기엔 몇몇 매장에서만 적은 수량으로 한정판매하는 한정품이었지만), 집 근처 KFC가 닭껍질튀김 1차 한정판매 매장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무엇에 홀렸는지 닭껍질튀김을 사기 위해 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는 KFC를 가게 되었다. 하지만 갈 때마다 나를 반기던 것은 닭껍질튀김이 품절되었다는 안내문 뿐. 뭐 어떠랴. 유비도 제갈공명이란 인재를 얻기 위해 세 번이나 그의 집을 방문하지 않았는가. 마침내 개점 시간 20분 전부터 줄을 선 뒤에야 기어이 닭껍질튀김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리고 돌아온 것은 이 따위 물건을 줄까지 서 가면서 구했다는 자괴감 뿐이었다. 짜고 기름지고 느끼함이 도를 넘어서, 몇 개 집어먹으니 몸이 이 음식, 아니 이 음식 비슷한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한 접시를 겨우겨우 해치운 뒤에는 점심과 저녁을 굶을 수 밖에 없었다. 속이 막 부대끼고 메슥거려서 아무 음식도 먹을 수가 없었거든.

 그보다 더 화났던 건, 비슷한 시기에 동네 포장마차에서 이걸 쌓아두고 팔고 있었단 사실을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기름덩어리 튀김을 사려고 삼고초려에 개점러시까지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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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에게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맛있어서 종종 찾게 되는 맛집이 있다. 내게도 그런 맛집이 있는데, 인계동에 위치한 박군자 진주냉면이 그곳이다. 좋게 표현하면 슴슴하고, 나쁘게 표현하면 밍밍한 해물 육수 맛, 질긴 면발, 그리고 평양냉면의 그것보다는 덜하지만 다른 냉면에 비하면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남들에게 여기 맛집이라며 추천해주기는 좀 뭐한 곳. 하지만 여름만 되면 나는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이 냉면집에 들려 냉면을 먹는다. 분명히 처음 먹었을 때는 두 번 다시 안 먹는다며 역정을 내고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도, 묘하게 다시 사람 발길을 이끄는 매력이 이 냉면에 있다. 

 냉면도 냉면이지만, 갓 부쳐낸 따끈한 육전도 별미 중 하나. 냉면 위에도 고명으로 육전이 올라가지만, 차가운 냉면 위에 올라가 뻣뻣해진 육전을 먹어보고 ‘나 육전 먹어봤다’고 하기에는 좀 아쉽지 않을까. 둘이 가서 냉면에 육전까지 먹으면 허리가 휠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꼭 가면 냉면과 함께 육전을 시킨다. 여기에 술까지 곁들이면 참 좋겠지만, 점심시간에 술 마시면 안 되니 아쉬운대로 냉면 육수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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