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근처 광장시장은 육회로 유명하지만, 광장시장보다 육회 맛집으로 추천받는 곳이 있다. 33,000원이라는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500그램을 쌓아주는 압도적인 물량에 감격하게 되는 정육식당 백제정육점이 그곳이다.

육회를 정말 좋아해서 한 달에 한번은 꼭 육회를 먹는 나는 무식하게 쌓아올려진 육회를 보고 깊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냉동육을 쓴다는 단점은 압도적인 양 앞에서 이미 자취를 감추었을지도.

오래간만에 육회 단품메뉴만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재방문 의사 매우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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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이후에 들린 이후로 거의 15개월 만에 들린 광장시장.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이곳 역시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보여 다행이다.

이곳의 명물 중 하나는 역시 고기완자와 빈대떡. 고소하고 살짝 매콤한 고기완자와 담백한 빈대떡이 참 일품이다. 막걸리랑도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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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시뻘겋다. 맛도 그렇고

예전에 매운 맛 좋아하는 일본인이 핵불닭볶음면을 먹으면서 "한국인들은 정도껏을 모르나" 라고 한탄하는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일명 "혐한제조기"(...).
나도 매운 음식 꽤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온갖 음식에 매운맛을 때려박는 사회 풍토는 언제쯤 막을 내릴련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블로그 이웃인 Ryunan 선생님, 그리고 지인 둘과 함께 이 국밥을 먹으러 다녀왔었다. '보승회관' 이라는 프랜차이즈 국밥집에서 판매하는 메뉴라 수원 근방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간만에 서울 나들이도 할 겸 문래역 근처에 있는 지점을 찾아갔다.

다른 국밥도 많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지옥국밥이다. 매운 맛 단계는 매운맛과 아주 매운맛 두 가지. 호기롭게 아주 매운맛을 시키려고 했으나 직원 아주머니의 만류로 그냥 매운맛을 시켰다. 다행이었다.

곧이어 나온 지옥국밥은 시뻘건 비주얼과 달리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 3분 동안만.....

3분 뒤에 올라오는 강렬한 매운 맛이 혀와 입술을 미친듯이 괴롭혔다. 나는 시종일관 물을 찾아댔고, 안 그래도 매운 국밥에 들어간 폭탄같이 뜨거운 순대 덕분에 혀와 입천장은 기능을 정지해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매운맛이어서 다행이었지, 상남자답게 아주 매운맛을 시킨 다른 분은 동공이 풀리고 말이 헛나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만든 사람의 악의가 듬뿍 느껴지는 이 국밥을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음식을 남기는 나쁜 어른이가 되기는 싫어서 끝까지 먹어치웠다. 휴우증이 거의 이틀을 가긴 했지만 말이다.

시뻘건 국밥에 묻혔지만, 항정수육 꽤 괜찮았다. 수육 시키면 이렇게 육수랑 같이 담아서 자박자박하게 끓여주던 집 정말 오랜만이네.

국밥에 호되게 당해서 그렇지, 다른 메뉴들은 기본기가 튼실했다. 수육도 냄새 안 나고 괜찮고, 순대도 담백한 게 프랜차이즈 치고는 국밥 참 잘 한다는 느낌. 매운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해 일반 순대국밥으로 빤스런 시키신 Ryunan 선생님도 인정하셨다. 대체 왜 기본기 있는 음식점이 이런 이슈메이커 같은 짓을....이란 생각을 하며 배를 움켜쥐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래 놓고 이틀 뒤에 짜파게티에 불닭소스 듬뿍 뿌려 먹은 나도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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