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조심

투덜 투덜 2021. 8. 27. 14:52

낮선 천장이다...

반년 전,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갑자기 극심해져서 거의 실려오다시피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MRI를 찍어 보니 4번~5번 사이 추간판이 그냥 빠져나온 것도 아니고 아예 다른 데로 가출을 해버렸다고. 척추에 카테터 삽입하고 약물을 들이붓는 시술을 하면서 의사 멱살까지 잡아볼 뻔한 경험을 한 뒤로 허리를 조심히 쓰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많이 좋아진 지금도 여전히 일상생활에 불편한 부분이 많고, 허리디스크를 한 번 겪으면 평생 완치가 안 된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관리 잘하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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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다. 아무리 민초가 좋다지만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컵에 따라놓고 보니 가그린이나 리스테린 같은 구강청결제가 연상되는 색에 맛도 딱 구강청결제. 신기해서 한 번은 사봤지만 다시는 내 돈 주고 절대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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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절

리듬게임 2021. 8. 23. 15:35

리듬게임을 잘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즐기는 입장에서 볼 때, 요새 리듬게임 채보들은 어려움과 재미를 동일시하게 된 것 같다. 채보를 무작정 더럽게 짜고 난 뒤 거기에 당한 고수들이 질질 짜면서 하루 종일 인생과 돈을 갈아 넣는 모습을 낄낄대며 즐기는 마조히스트들인 게 분명하다. 공사장 소음과 함께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지는 노트를 꾸역꾸역 받아내기만 하는 그런 게임이 언제부터 리듬게임이었을까. 리듬게임은 이제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가볍게 몇 판 즐기던 게임이 아니라, 땀 뻘뻘 흘리면서 온몸을 마하 9의 속도로 움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미친 초능력자들의 자기 과시 게임이 되어버렸다.

과거에도 고난도 콘셉트의 곡이 없지는 않았다. 그나마 고난도임에도 들어줄만했던 노래들이 많았고, 극소수의 고수들을 위한 도전과제에 가까웠기 때문에 별 이야기가 없던 거고. 그 시절 리듬게임 노래만 최고이며 지금 나오는 '노래'들이 전부 쓰레기라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 나오는 노래들이 조금 더 좋은 구성과 깔끔한 마스터링을 거친 훨씬 양질의 곡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나는 지금 노래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작곡가들이 자신의 노래에 고난도 채보가 붙길 기대하고 있다. 직접 채보를 짜는 발광 BMS 고릴라 출신 작곡가는 제쳐두고서라도, BPM이 빠르고 전자악기를 많이 쓴 악곡이 필연적으로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모두 비슷한 유형으로 작곡을 한다. 평균 BPM은 하늘을 뚫고 화성을 향해 가며, MAX 300의 BPM뻥튀기 300이 아닌 진짜 300~400 BPM을 뚫고 나가는 정신 나간 속도를 자랑하게 되었고, 그와 반비례하여 악곡은 점점 번잡하고 시끄러워지고 있다. 이 지경이 되니 "내가 똥 싸는 소리 녹음해다가 노트 7기급으로 박아 넣으면 고수들이 욕하면서 한다"라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

한 게임을 마스터하면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도 잘하게 되는 게임이 리듬게임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평균 난이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근데 그거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고수들조차 손사래 치면서 기피하는 노래와 채보가 있다는 걸 깊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리듬게임의 악곡 하나하나는 다른 게임에서의 레벨 디자인에 상응하는 요소인데, 악곡이 기피된다는 건 레벨 디자인에 실패했다는 말이고, 레벨 디자인에 실패했다는 것은 게임을 잘못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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